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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게공선



# 고바야시 다키지, 양희진 역, 게공선, 문파랑, 2008.

"게공선은 '공장선'으로 '선박'이 아니었다.
그래서 항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배가 아닌 순수한 '공장'이었다.
하지만 공장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금 일본에서는 '게 공선 붐'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1929년작인 이 작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관련 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40472) 88만원 세대, 비정규직 등이란 말이 일상적인 말이 된 한국에서도 이 소설이 주목되고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계급주의 소설들이 이전 시대의 유물로 취급받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 소설이 붐을 일으키게 된 요인은 차치하고(20년대와 다를 바 없는 혹은 더 암담한 이 현실!) 80년을 훌쩍 뛰어넘는 이슈화는 이 소설이 현재적으로 그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이 상황은 현대 일본 소설의 빈곤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다키지는 캄차카 영해에서 게를 잡아 통조림을 만드는 '게 공선'의 노동자의 비참한 생활상과 회사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을 인간이하 취급을 하는 감독의 행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어업노동자와 잡일꾼, 선원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 하에서 분노하고, 한 어업 노동자가 러시아 가족을 만나 자신들의 노동의 부조리성을 깨닫는 과정에서 '우리'가 되어 이 상황을 전복하고자 반항한다. 그러나 이 파업은 대표 아홉 명이 구축함에 호송되는 것으로 마감된다. 그들은 이 파업을 통해 군함으로 대표되는 국가란 것이 국민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은 국가가 국민의 편이라고 믿었지만, 국가는 '부자들의 압잡이'일 뿐이다. 파업이 실패한 데서 얻은 이것은 큰 교훈이 된다. 국가는 국민을 포섭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국가의 이익에 한해서이다. 이익에 반할 때 국가는 얼마든지 국민을 배제하고 억압한다. 이러한 의식적 성장을 한 그들의 이후 파업은 '덧붙이는 말'에 의해 성공하였음을 말해주며, 이러한 노동 운동이 퍼짐을 말해주며 끝난다. 이러한 결말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소설이 단지 역사 속에 묻히지 않고, 21세기에 살아난다는 것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이 소설의 특장은 소재에 있는 것같다. 항해법도, 공장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의 게 공선. 1920년대 말 내지에서는 노동자들의 힘이 커지는 추세였지만, 여전히 게 공선은 법의 바깥에 있다. 80년 후의 지금은 어떤가. 경제적 성장을 하고, 노동자들이 이전보다 법적 권리를 획득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아니 오히려 더 교묘한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합리적인 체 한다.

일본에서 '게 공선 붐'이 일어남에 따라, 한국에서도 이 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의 주목은 상업적 논리가 더 작용하는 듯하다. 가벼운 현대 일본 소설이 판을 치는 시장에서 묵직한 '게 공선'은 현대 일본 소설에 질린 독자들에게 자극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묵직함을 80년대 전의 소설에서 찾아야 한다는 현실은 암울하다. 현대 일본의 작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물음은 칙릿화되어가는 한국소설에도 귀감이 될 만한 일이다. 한편으론, 사소설화되어가고 있는 경향 속에서도, 지금-여기에 문제제기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큰 위안이 된다. 또, 2008년 이후 일군의 작가들이 사교육, 비정규직, 남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미학적 형상화까지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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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안 | 2009/01/10 20:26 | 순간 혹은 영원한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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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윤동천 at 2009/01/26 11:14
게공선이 아니라 해공선입니다.
게해 자를 썼으니 해공선이지요.
아니면 게잡이배라고 하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한 제목을 만들어버렸군요
문파랑 출판사에서.
판매고를 높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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